일잘러100과사전은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격주 수요일마다 긴장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러분들을 만났답니다. 그 마지막 시간을 지난 수요일 “역지사지로 파헤쳐 보는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전략 & 인터뷰 공략법”으로 가졌습니다. 원래는 프리랜서와 관련된 내용으로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앞선 4번의 피드백을 통해서 포트폴리오와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일잘러 선배이시자, CCI의 대표인 홍경아 멘토가 지난 N년의 채용 경험을 바탕으로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보는 디자이너 채용프로세스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구직을 하거나 이직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전송을 하고 나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다음은 어떤 과정이 있을까요? 채용 담당자의 입장, 혹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프로세스를 보면 어떻게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더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답니다.
여러분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가 제출됩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과정은 어떠할까요? 혹시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제출되어진 이력서는 채용 담당부서에서 수집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채용 담당자가 1차 서류 검토를 하고 HR의 기준에 따라 검토된 서류가 현업(디자인조직)으로 전달되어 2차 서류 검토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물론 현업 부서로 모든 서류를 바로 전달하는 경우도 있고요, (디자인 조직이 크지 않은 경우에는 채용된 디자이너가 속할 팀으로 서류가 전달되기도 합니다.) 아주 보수적인 기업은 디자이너에게도 포트폴리오를 요구하지 않고 우선 이력서만 제출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면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오라고 하기도 합니다.
HR 담당자의 이메일에 모여 있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HR 담당자의 컴퓨터 속 폴더로 저장되었다가 현업 부서의 이메일로 전달되기도 하고, 이메일에서 바로 전달되기도 할겁니다. 현업부서에서도 이력서를 팀장이 바로 받아서 검토하기도 하고, 다른 직원이 받아서 검토를 한 후 팀장에게 전달하기도 할겁니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파일명을 제대로 써야 한다는 겁니다. 적어도 본인의 이름, 지원 포지션명, 기업명, 날짜 정도는 적혀 있어야 합니다. 이력서 전달되는 과정에서 missing되지 않기 위해서요.
예) CCI_디자이너_윤재림_191018_이력서
아무리 디자이너라도 이력서를 제대로 작성해야 합니다. 물론 자기소개서도 써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포트폴리오만 있으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경우와 같이 포트폴리오를 인터뷰 때 보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력서를 보지 않고 포트폴리오만 제출하라는 기업도 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가고 싶어하는 안정적이고 이름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이력서를 요구합니다. 이력서에는 자기소개서도 따라옵니다. 이미지가 아닌 글로도 자신의 경력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류를 수집한 채용 담당자는 회사의 채용 기준에 의해서 서류를 검토합니다. 채용 담당자는 서류 검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류 검토와, 현업 부서로 이력서 전달, interviewer의 스케쥴도 조정해야 합니다. 지원자들에게 피드백도 줘야 합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그 누구도 내 이력서를 내가 작성한 것만큼 꼼꼼히 봐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서운해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조해야 할 부분은 확실히 강조해야 합니다. 어떤 디자인팀장이 말했습니다. 앞 3장만 보면 포트폴리오를 더 볼지 말지가 결정된다고요. 즉 포트폴리오는 앞 3장을 강조해야 합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도 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강조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것은 강조가 아닙니다. 이 부분만큼은 확실히 보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을 쉽고 빠르게 눈에 띄도록 작성해야 합니다.
제발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지원하는 기업이 어디인지 유념합시다. 아무리 내용이 좋은 이력서라고 하더라도 지원하는 기업의 이름이 잘못 쓰여진 경우는 재고의 여지가 없습니다. 애인과 데이트를 하고 있는데 애인이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면 어떤 기분이겠습니까?
1시간 정도의 강의를 마치고, 30분 정도 질문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당장 필요한 부분이어서 그런지 많은 질문들이 나왔는데요,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질문은 디자이너로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였습니다. 역시 일잘러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 본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 디자인 부문의 임원이 있는 경우는 무척 드뭅니다. 그나마도 디자인임원이라기 보다는 마케팅 조직의 임원, 브랜드 부문의 임원일 경우도 있습니다. 그 몇 몇 기업의 디자인 임원들은 어떤지 레퍼런스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연히 디자인을 잘해서 임원이 되는 길로 접어 들게 되었겠지만 디자인만 잘한다고 그들이 임원이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디자인을 비즈니스로 이해했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해야하는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임원이 되는 경우가 많았을 겁니다. 물론 조직을 잘 리딩하는 리더십도 필요합니다. 누군가 한 명이 임원이 되어야 한다면 비즈니스를 고려하고 리더십을 모두 가진 사람이 디자인 임원이 되지 않을까요. 알고보면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일잘러100과사전 2019년 버전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여러분이 주신 의견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새로운 일잘러100과사전을 준비하겠습니다.
더운 여름에 시작해서 쏟아지는 비도 맞고, 계절이 바뀌어 가을이 되어 끝이 났네요.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내년에 또 만나요!!
어쩌면 이럴까요? 완연한 가을 날씨에 만나자고 얘기했는데, 세상에 일잘러100과사전을 하는 날마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더라고요. 멘티들이 오시는 길이 힘들지는 않을까 안절부절, 노심초사, 근심가득이었답니다. 그렇게 걱정을 한 것이 무색하게도 신청해주신 멘티분들이 모두 와 주셨어요! 역시, 일잘러들은 날씨도 상관이 없고, 한다고 약속했던 일은 모두 해내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습니다. (박수)
그렇다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이번 멘토링은 주제는 ‘기획자와 개발자가 함께 일하는 방법’이었던 만큼, 기획자 한 분, 개발자 한 분 두 분이 함께 진행을 해 주셨어요. 배달의 민족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빛나님과 BBB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현식님이 얘기를 나눴습니다.
개발자와 기획자는 우선 일하는 언어가 달랐습니다. 블루토, 리액터 이런 단어를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 개발자의 네이티브언어란 제가 아는 그 native언어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있으면서도 혹시 내가 잘못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과 출신인 저는 걱정, 노심초사를 하고 있습니다.
기획자와 개발자는 사용하는 언어, 의식의 흐름, 알고 있는 것 모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기획자도 개발자도 사람인지라 원래 가지고 있는 성향도 다 다르고요. 기획자는 소비자의 반응과 여러가지 데이터를 보고 필요한 기능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개발자에게 개발을 요청합니다. 개발자는 개발이 된다, 안된다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합니다. 기획자는 이해를 못합니다. 반대로 요청을 받은 개발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과물을 만듭니다. 막상 결과물이 기획자의 예상과 달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발자는 기획자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이해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결과를 가지지 않기 위해서 같이 일하는 개발자와 기획자는 계속해서 묻고 따져야 합니다. 우리는 그런 과정을 반박, 논쟁이라는 우아한 단어를 사용해 표현합니다. 개발자와 기획자는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나오는 결과물은 동일 합니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반박하고 반박해야 합니다. 절대 서로가 미워서 어디 한번 당해봐라 하는 마음이 아닙니다. 각자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반박을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쟁을 시작했다면 중간에 흐지부지 끝내지 말고 끝까지 해야 합니다. 일잘러들은 참 훌륭합니다. 저는 인간적으로 미워서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무작정 반박.. 아니죠, 꼬투리를 잡는 경우도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반박을 할 때 정확한 이유를 얘기해야 합니다.
기획자는 고객의 편리함을 위해 "A라는 페이지에 B라는 설정을 넣어주세요." 라고 요구하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서 개발자는 없는 페이지부터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요. 그런 상황에서 왜 그 설정이 필요한지 데이터를 기반하여 혹은 근거 자료와 이유를 바탕으로 설명을 하면 개발자도 대부분은 이해 한다고 합니다.
종종 개발자의 특성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개발을 시작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합니다. 개발자들도 반대로 이게 꼭 필요한 것인지, 언제까지 개발해야 하는 것인지를 묻고 그것이 합리적인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자 분들은 기획자의 이야기만 듣고도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그려지기도 하니까, 이런 이런 예상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기획자에게 설명하면 기획자 입장에서는 수용하고 얼른 내용을 수정하기도 한답니다.
이런 과정에서는 기획자와 개발자는 신뢰가 쌓이게 된다고 합니다. 처음에야 조금 어렵겠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계속해서 일을 하기에 더 편하지 않겠습니까.
일잘러들은 자기가 잘했다고 하기 보다는 서로의 공을 인정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빛나님은 개발자분들이 기획자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씀 하셨고, 현식님은 일을 하다보니 기획자가 없이 일 한 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비단, 개발자와 기획자만 그렇겠습니까. 어떤 일을 하든 이 과정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Tip1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365일 야근을 하면 계속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의 업무 강도인지 파악하고 아니다 싶으면 얼른 마음을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TIP2
개발자의 경우 안드로이드 개발로 시작하느냐, IOS 개발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커리어가 많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종종 안드로이드 개발도 가능하고 IOS개발도 가능하다고 하면 좋을 줄 알았는데, 어떤 경우에는 다양하게 해 본 경험이 있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어떤 경우에는 깊이가 없다고 부정적으로 본다고 하네요.
TIP3
이직을 하거나 구직을 할 때 우선은 다 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 보다는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 왔고, 그래서 어디까지는 할 수 있고, 어떤 부분은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얘기할 때 더 매력적이라고 합니다. 일단 다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 다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먼저 든다고요.
자, 이제 일잘러 100과사전 마지막 편만 남았습니다.
저희가 애초에 준비했던 내용은 긱 이코노미 시대의 프리랜서로 일하는 방법이었지만, 일잘러100과사전을 진행하면서 멘티들의 의견을 들어 보니 그들이 정말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들은 이력서쓰기, 포트폴리오 작성하기, 자기소개서 쓰기, 인터뷰 방법 등 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과감히 내용을 변경했습니다.
“역지사지로 파헤쳐 보는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전략 & 인터뷰 공략법” 디자이너에게는 늘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합니다. 이미 준용님의(https://workpedia.modoo.at/?link=4bm6fjhz) 경우 휴가를 가서도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보낸 경우가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볼 때에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묻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런 경력과 경험을 가졌다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이야기 하지 못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습니다. 뭘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하는 경우들도 종종 있고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기업에서 일하며
수백명의 디자이너를 인터뷰해 본 CCI 홍경아 대표가 직접 말하는 “역지사지로 파헤쳐 보는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전략 & 인터뷰 공략법”
일잘러100과사전 이번 시즌의 마지막편에서 만나요~
우리는 종종, 가끔 해외에서 일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학교 선배 누구는 미국에 취업을 했다고 하고, 친구의 친구는 일본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노동부 지원 사업을 통한 해외 취업자는 5783명으로 전년도(5118명)에 비해 약 13% 늘었다. 그간 해외 취업자는 2015년 2903명에서 2016년 4811명, 2017년 5118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해외 취업자들 평균 연봉도 2015년 2576만원에서 2016년 2686만원, 2017년 2900만원, 2018년 2898만원 등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9/06/428254/)
준용 님은 전기공학을 전공하던 학생이었는데, 디자인이 너무 하고 싶고 이왕 할거면 ‘큰 물’에서 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미국 디자인 학교에 도전을 했습니다. 역시 일잘러는 학생때도 우수했더라고요. 학교를 다니면서 우수 학생 10명 list에 들어서 미국의 광고대행사에서 먼저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넘사벽)
그러나 미국에서의 직장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동료 중 한 명이 아침에 출근하여 오후에 해고를 당하는 것을 본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철저히 실적 위주의 기업문화로 인해서 매니저가 불러서 “미안하지만” 이라고 말하며 해고를 시킬 수 있고, 그러면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시큐리티가 보는 앞에서 박스를 챙겨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광고 대행사에 다니다 보니 다양한 트렌드를 먼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그래서 유럽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인 영국으로 옮겼고, 거기서 학교를 졸업할 무렵 한국에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현대카드를 지원했고, 인터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합니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질문이 많으셨다고 해요.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질문은 마지막에 다시 말씀드릴 게요!
현대카드의 인터뷰를 볼 때 준용 님의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 중퇴, 미국에서 디자인 학교 그래픽 디자인과 중퇴, 미국 광고 대행사 UIUX디자이너로 1년 미만 근무, 영국 대학 일러스트 전공 졸업. 일반적으로 누가 보더라도 이 사람이 과연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온/오프라인 디자인 중에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 그래픽 디자이너인가? 일러스트인가? 작가인가? 이 회사에서 오래 일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회사에 와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 겁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내내 관련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준용 님은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자신이 가고 싶은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서 노력도 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가질 수 있는 기업의 의구심들이 무엇일지 미리 생각했고, 그런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답을 했습니다. 결국 그는 현대카드 디자인실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같은 시기에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거냐며 웃으며 말씀을 시작했습니다. 현대카드 디자인팀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하다 보니 다른 곳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많이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디자인이 아닌 다른 분야의 일이 제안이 와서 흥미를 느꼈고, 본인의 커리어 확장이 가능할 것 같아서 이직을 결심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이미 현대카드에서 퇴사 했는데, 진행하던 포지션 자체가 없어지면서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복잡한 심경으로 여행을 다니고 있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여행을 하던 중에 우연치 않게 라인 일본에서 디자이너를 찾는다는 얘기를 들었고, 여행 중 카페에서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보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라도 포트폴리오를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행 중에 인터뷰를 보게 되었고, 거의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얘기 하셨지만 같은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행운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기죠? 그는 도대체 어떤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준용 님의 포트폴리오는 https://paintjun.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강의를 다 마치고 질문 시간에도 포트폴리오에 대한 질문이 나왔답니다.
준용 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어요.
포트폴리오는 그 기업의 성향이나 JD에 맞게 변형해요. 예를 들어 현대카드에 지원한다면 심플하고 정제된 디자인이 주가 될 수 있게. 라인이라면 심플하지만 캐주얼한 디자인도 조금씩 추가하고요. 과감한 디자인적인 회사라면 과감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작업물을 전면에 배치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브랜드 디자이너에 지원한다면 로고작업이나 에디토리얼디자인 등 자신의 스토리가 브랜딩 중심이 되도록. 그래픽디자이너 포지션에 지원하면 그래픽디자인, 편집디자인, 그래픽위주의 작업물로 조금씩 변형하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는 확실히 일잘러였습니다.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일잘러의 덕목 중 하나는 유연성입니다. 확고한 고집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유연하게 상황에 맞춰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일잘러인 것 같아요.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도 있었지만 결국 그는 그가 목표로 하는 일들을 이루어 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잘하며, 어떻게 내게 맞는 일이나 기업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집니다. 다음 멘토링은 강점을 기반으로 한 ‘나에게 맞는 일자리 찾기’ 입니다. 10년동안 헤드헌터로 일하며 수 많은 사람들의 이력을 보아온 강점 코치인 제가 진행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김준용님이 현대카드에 잘 맞는 디자이너라는 것을 발견한 그 멘토가 바로 저랍니다. 나에게 잘 맞는 회사가 어딘지 궁금하다면 신청해주세요.
CCI의 매의 눈으로 발견한 첫번째 멘토는 “서윤미” 멘토(이하 멘토)입니다. 멘토는 대학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고, 현대카드 디자인 랩에서 디자인 기획자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디자인 기획을 디자인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이 현대카드였고 덕분에 멘토는 정말 즐겁게 일 했습니다. 그런데 디자인 기획을 하다 보니 그 앞 단부터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CCI가 생각하는 일잘러란,
주어진 일 뿐만 아니라 시키지 않는 일도 해 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가진 것이 일잘러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카드 퇴사 이후 플로리스트로 1년 정도 일을 했습니다. 현대카드에서 디자인에 입문하게 해 준 분의 디자인 에이전시에서도 잠깐 근무를 했고요. 다시 디자인 기획을 하다 보니 그 앞단의 일을 더 해 보고 싶던 마음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방법을 찾다가 경영에 대해서 공부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스페인으로 MBA를 다녀왔답니다.
왜 스페인이었냐는 질문에 대답이 무척 현실적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진 비용으로 얼마동안 지낼 수 있는지를 계산했습니다.
멘토는 여기서 스스로를 엑셀정리충이라고 표현했는데, 무척 마음에 드는 표현이었습니다. 유럽의 MBA 리스트를 만들고 비교하던 중 유럽의 MBA는 기간이 1년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유럽 지역으로 결정했습니다. 유럽에 있는 MBA의 입학 기준을 엑셀에 정리를 했고, 본인의 상황에서 갈 수 없는 학교를 제외하다 보니 남은 것이 몇 개 없었다고 겸손하게 얘기해 주셨답니다.
MBA 이후 유럽에 남아 일해 보고 싶어서 많은 곳에 서류를 넣었지만, 서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인터뷰에서 떨어지기도 하면서 유럽에서의 채용 과정을 경험해 보기도 했답니다.
한국에 귀국해 현재 와이즐리(https://www.wiselyshave.com/)에서 근무 중인데, 입사하게 된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멘토는 무언가 찾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느껴졌는데, 역시 본인이 일할 회사를 찾으면서도 몇 가지 기준을 세웠답니다. 그 중 하나가 스타트업에 입사한다면 ‘VC가 투자하는 회사여야한다’ 였습니다. VC 회사의 홈페이지나 정보를 보면서 물망에 오른 기업들을 엑셀에 정리하던 중에 와이즐리라는 기업을 발견했답니다. 스타트업은 IT, 서비스 관련 회사들이 많은데 제조를 기반으로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고요. 그래서 회사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입사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유럽의 채용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점은 인터뷰는 회사가 구인을 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개인이 구직을 하는 과정이기도 해서 동일한 선상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와이즐리에 궁금한 것은 와이즐리에게 물어보자 라는 생각이었다고요. 인터뷰 과정에서 실제로 서로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와이즐리에 대해서 더욱 매력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야기에 앞서 본인의 경험이기 때문에 모든 대기업이 이렇다 거나 모든 스타트업이 저렇다에 대한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먼저 해 주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기업을 선택하기 이전에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철학적인 이야기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그에 더 잘 맞는 회사를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더불어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해야 지금 내게 필요한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도 더 잘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멘토는 잠시 화면 조정 시간을 가지며 공원 산책을 많이 하셨대요. 우리도 산책을 하며 우리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대카드라는 조직과 와이즐리라는 조직을 경험하며 느꼈던 차이점을 몇 가지 분류에 따라 정리한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내가 기여한 결과물이 세상에 존재할 때의 크기를 비교한 내용, 주어진 권한과 책임의 범위의 비교, 조직도 상 내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회사의 성장 그래프와 개인의 성장 그래프, 실행력과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 등 멘토가 작성한 분류 체계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재미있었습니다. 여기서 느낀 점은 일잘러는 호기심이 많고 정리를 잘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엑셀정리충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정리하기 위한 기준을 정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잖아요.
멘토의 이야기를 마치고 질문의 시간을 가졌는데요, 다양한 질문 중 2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운동이 최고다.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운동을 할 때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아서 좋다. 또 다른 방법은 화장실 청소다. 일이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을 땐 화장실 청소를 엄청 열심히 했다. 화장실 청소는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수다. 일 얘기로 시작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과정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풀었다.
와이즐리는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LEAN한 스타트업 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 제조가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는 부분이 많고, 돌이키려면 드는 비용도 여러모로 많다. 만들어서 사용해보고 불편한 점을 고치며 개선해 나가자는 서비스 업태와는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아웃풋이 확실한 회사이고, 마치 프로그래밍처럼 함수 값이 주어지면 YES or NO를 따라서 화살표 방향으로 최종 아웃풋을 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왜 그렇게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이고 분명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 근거는 때로는 숫자적인 부분일 때도 있고 소비자에게서 들려오는 목소리일 때도 있다.
본인이 우선 충분히 이해되어야 하고, 설득의 논거가 분명하다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때로는 설득할 논거를 만들기 위해 밤잠을 줄여야 했다. (웃음)
처음 기획의도대로 더운 여름 밤, 혹은 시원한 가을 밤 동네 슈퍼마켓 앞에서 맥주 한 캔 놓고 동네 누나 형 오빠 언니와 이야기를 나눠 보는 느낌으로 시작해 보려고 모두 함께 짠으로 시작했습니다. 오신 분들 모두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어제는 너무 긴장하여 짠 샷을 남기지 못했지만 다음번엔 짠 샷을 남겨 보겠습니다.
다음은 9월 4일 수요일 저녁 7시에 김준용님과 함께 “한국, 미국, 영국, 일본에서 디자이너로 커뮤니케이션 하기”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김준용님은 미국과 영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했고, 미국의 디자인 에이전시, 한국의 디자인 에이전시와 현대카드 디자인 랩에서 디자이너로 일했고, 현재 일본 라인에서 디자인팀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9월 4일 수요일 저녁 7시에 만나요!
다음 멘토가 궁금한 분은 "일잘러100과사전 예약하러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2019년 8월 21일,
2019년 8월 21일은 일잘러 100과사전의 탄생일입니다. 지난 3개월간 준비기간동안 일잘러 100과사전이라는 이름도 붙여주고 생일도 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키워 나갈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멘토링이라는 프로그램으로는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평범하게 멘토링이라고만 부르자니 소중하고 특별한 내 자식인데 그냥 자식이라고 부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내 자식에 맞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일잘러 100과사전이 왜 일잘러 100과사전인지도 알려 드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잘러 100과사전의 의미는 일잘러 + 백과사전 입니다. 일잘러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더 열심히 잘 해보고 싶은 사람’, ‘이미 일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 ‘일을 잘 하는 사람으로 발전할 것 같은 사람’ 입니다. 숨어 있는 ‘일잘러’들을 CCI의 매의 눈으로 발견하여 그들이 어떻게 그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세상의 많은 ‘일잘러’들은 자신의 방법을 공유하는 것을 전혀 꺼리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 하거든요. 다같이 일 잘하는 세상을 더 원하는 것은 일잘러더라고요.
그리고 백과사전은 100명의 일잘러 들을 종속’과’목강문계 중 “과(科)”로 일잘러 한 명이 각기 강점(능력치)가 하나의 “과(科)”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만든 조합어입니다. 기존 ‘백과사전’의 의미도 가지고요.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중
그렇게 일잘러 100과사전은 CCI에게 와서 꽃이 되었답니다. (오글)
일잘러 100과사전을 통해 멘티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던지, 자신이 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숨어 있던 열정을 발견하여 이로 인해 그 다음날이 기대되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간 일에 너무 지쳐 있었다면 이 기회를 통해 ‘그래 한 번 더 해 보지 뭐’ 라는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지난 멘토링을 통해서 멘토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멘토링이라는 것이 멘토에게도 새로운 열정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정리하게 되어 반성하고 혹은 스스로를 칭찬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 드립니다.